[출처] 음악교육신문 (2018.12), 문지애 기자
음악세계
2019 제3회 한국-아시아 피아노 오픈 컴피티션
국내에는 수많은 음악콩쿠르가 존재한다.
각 콩쿠르마다 성격, 참가연령, 인원 등이 다양한데, 오늘 소개할 콩쿠르는 아마 국내에서 가장 많은 참가자와 심사위원들이 함께하는 최대 규모의 콩쿠르가 아닐까 한다.
음악세계가 주최하는 ‘한국-아시아 피아노 오픈 컴피티션’으로, 이는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홍콩-아시아 피아노 오픈 컴피티션’을 주최하는 홍콩피아노음악협회와의 협약 하에 창설되었다. 이에 대해 박숙련 심사위원장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9개의 클래스로 모두에게 열려있는 대회
일반적인 콩쿠르는 일반부, 대학부, 중·고등학생부, 유치부 등으로 참가 부문이 나뉘어 자유곡 혹은 참가곡 1, 2개로 참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한국-아시아 피아노 오픈 컴피티션은 참가 가능한 카테고리에서부터 기존의 것과 큰 차이점을 보인다.
“어린아이부터 일반성인까지 만 31세 이하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본 컴피티션은 <Open and Senior Class>, <Classes for the Young>, <Free Choice Classes>의 큰 카테고리 안에서 연령제한과 각 곡의 형식(에튀드, 소나타 등)으로 분류되어 39개의 클래스가 존재합니다. 각 클래스는 1곡에서부터 개인 리사이틀 프로그램을 준비할 수 있을 정도의 곡 수까지 다양하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폭넓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참가 가능하며, 클래스를 중복해서 참여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고, 참가자들 모두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열려있는 대회라고 할 수 있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페스티벌의 성격을 지니다
본 컴피티션은 사흘동안 3개의 홀에서 동시에 시작해 클래스에 따라 시간별로 진행되는데, 이에 동원되는 심사위원의 수 역시 많을 수밖에 없다. 국내 유수의 교·강사진은 물론, 해외 아티스트들까지 초청된 가운데에서 진행되기에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심사위원들을 자리에 모시는 만큼 참가자들은 다각도에서 바라보는 코멘트를 받을 수 있으며, 해외 참가자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나눌 수 있어 다양한 캐릭터를 접하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본 콩쿠르의 메리트가 크게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에 기인해 홍콩-아시아 오픈 컴피티션과 협약을 맺고 자매 콩쿠르로서 한국에서 개최하게 되었으며, 기존 콩쿠르 심사위원이신 손리 초이를 본 대회의 명예심사위원장으로 위촉해 우리 실정에 맞는 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1, 2회 대회에서 싱가폴, 홍콩 등 해외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가를 이끌어냈고, 역대 참가자들은 많은 경험을 습득할 수 있는 콩쿠르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본 콩쿠르는 전곡을 다 연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연주회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이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페스티벌처럼 함께 즐기는 자리로 입지를 굳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틀을 깨 나가는 컴피티션
박숙련 심사위원장은 한국-아시아 피아노 컴피티션을 매해 거듭하며 국내 음악계 레퍼토리가 발굴 및 계발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향후 한국작곡가클래스 구성 또한 계획 중에 있습니다. 국내에는 어린아이들의 연주를 위한 작품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우리나라 현대 작품은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이를 멀리하는 경향이 존재하는데요, 컴피티션 내에 어린 아이들을 위한 클래스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국내 작곡가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참가자들에게 한국 작곡가 작품에 대해 친밀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외에도 고령화 사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은퇴 후 음악에 큰 관심을 쏟는 노령인구를 위한 시니어 부문을 개설할 계획 또한 가지고 있어 본 컴피티션이 진정으로 전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페스티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쟁’이 아닌 ‘화합’과 ‘어울림’의 장으로 콩쿠르를 꾸미겠다는 이들의 신념이 앞으로도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